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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민주주의, 법의 손에 죽다.

조회수 2309 추천수 1 2006.09.19 10:41:41
코오롱정투위
직접 민주주의, 법의 손에 죽다.

후보등록 절차도 없이 진행된 코오롱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대한 <위원장직무정지가처분> 판결이 대구지법 김천지원 민사부에 의해 기각되었다. 이유는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는 단 두 줄이었다. 이 재판은 코오롱노동조합의 실체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1천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생존이 걸린 문제고 이를 대표할 자의 자격을 따지는 문제였다. 그래서 우리는 선거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진행된 코오롱노동조합 선거의 불법성에 대한 소명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위원장직무정지가처분>을 구한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아무런 법리적 근거도 대지 않고 소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무슨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소리인가? 그렇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던 저들로부터 더 무얼 바라겠는가! 이번 판결은 직접 민주주의를 살해한 행위일 뿐 아니라 합리적 판단을 믿는 국민의 상식에 대한 배신이다.  

코오롱노동조합은 작년 7월 선거를 통해 제10대 노조임원을 선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리해고자의 위원장 당선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회사는 노조 선거관리위원들을 매수해 선거무효를 선언케 하는 등 적극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 그 결과 코오롱은 대기업 사상 처음으로 부당노동행위 관련 압수수색과 인사팀장 구속이라는 낯부끄러운 기록을 갖게 되었다. 2005년 9월 구미시와 노동부, 검찰 등은 노동조합의 적법성을 인정했고 2006년 4월까지 지위를 유지했다. 이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되면서 코오롱노동조합은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해야 하는 상태에 놓였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정상적으로 치뤄져야 할 보궐선거가 후보등록의 절차조차 없이 작년 7월에 낙선한 후보진영 한 개 팀만을 내세워 찬반으로 강행된 것이다. 그 팀에는 작년 선거 때 회사와 함께 선관위원 매수공작을 벌이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도 끼여 있다.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는 이 선거가 원천적으로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이라며 <위원장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김천지원에 냈고 법원은 이에 대해 기각을 결정한 것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물어보라. 반장 선거를 한다면서 선생님이 지명한 아이만 세워놓고 찬반을 묻는 것을 수긍할 수 있는지. 반장선거에 나서고 싶었던 아이들에게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지 않고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것을 납득할 수 있는지. 그런 과정을 통해 선출된 반장이 얼마의 지지를 얻었는지 상관없이 반장 선거 자체가 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이 아닌지.

담당재판부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코오롱노동조합 선거와 관련된 사정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다. 이미 작년에 치러진 노조선거에서 제10대 집행부가 합법적으로 성립되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구미시청과 노동부, 법원조차도 최일배 전 위원장을 코오롱노동조합 제10대 위원장으로 적시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법원이 작년 선거결과를 무효로 돌리고 치루어진 선거를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태어난 아이가 사망했다고 해서 출산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가. 또한 담당판사는 작년 코오롱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는 코오롱 인사팀장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면서 사측의 선거개입을 유죄로 인정한 적이 있다. 코오롱노동조합 선거를 둘러싼 1년여의 내용과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이런 반민주적 판결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담당재판부에 묻는다. 선거법을 위반한 의원들이 얼마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는지가 선거법 위반의 판단 기준인가? 아니면 선거의 룰을 어긴 것이 기준인가? 그것도 사람따라 그때그때 다른가? 형식적이라 하더라도 민주적 절차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엎은 이번 판결을 지금도 정당하다고 믿는가? 우리가 법에 판단을 구한 것은 선거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는가 아닌가의 문제였으나 재판부는 보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황당한 이유로 쟁점을 흐려버렸다. 우리에게 어떤 소명자료를 더 내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가? 듣고 싶지도 않았고, 어차피 자본의 힘이 우위이므로 애써 비켜가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법과 판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집단이다.

자본무죄 노동유죄의 현실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각인시켜준 담당재판부의 판결이 절망스럽다. 법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옹호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이미 숱한 세월 수많은 사례를 통해 법은 자본의 잣대를 중심으로 그때그때 다른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갖는 위험은 직접 민주주의 자체를 불필요한 행위로 치부해 버렸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를 부정한 반민주성에 있다. 법이 직접 민주주의를 살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래서 우리는 도저히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아니 최소한의 합리적 상식을 가진 이들로부터 배격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가 확인한 것은 이미 우리 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자본의 나라로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개별사업장의 노사관계를 어느 일방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일반 민주주의까지 도구화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이 중차대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직접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6년 9월 19일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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