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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낙태죄는 없다. 정의당은 법안 발의 중단하라" 

이정미 의원이 발의한 낙태죄 관련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성명



민주노총은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66년 만에 헌법불합치 판결한 것을 환영하며 낙태죄 위헌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한국사회에서 투쟁해온 여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한국에서의 여성노동권 확대의 계기가 된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여성노동운동에서 임금노동과 출산, 양육을 함께 유지하려는 요구는 오래된 과제였다. 모성보호, 일가정양립, 일생활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에 따라 달리 불려 지기도 했던 정책들은 여성노동정책의 핵심이었다. 그 내용들은 여성의 몸이 수행하는 생산과 재생산권에 대한 안전과 지속성을 보장해야하며 무엇보다 여성이 임신과 출산, 양육으로 인해 일자리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 양육은 여성의 생산력에 치명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만들고 여성을 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하는 핑계가 되어왔다. 국가가 여성노동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역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여성노동력에 대한 배제와 포섭을 유동적으로 선택할 때면 임신과 출산, 양육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활용해왔다. 임신과 출산, 양육 못지않게 중요한 월경은 여성을 배제하는 핑계만 되었고 임신중지와 낙태는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낙태죄가 헌법 정신에 위배 된다는 판결 이후 우리는 이전 보다 더 많은 논의와 합의를 해야 할 시기이다. 변화는 시작되었고 여성들의 요구와 투쟁은 더 활발해 질 것이다. 


2020년 12월 30일까지 낙태죄 폐지에 따른 관련 법안들에 대한 입법 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여성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헌법재판소 결정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 행보를 해야 할 엄중한 시기이며 정치인들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비롯한 9명의 국회의원들은 ‘최초 발의자’ 라는 관심을 받기 위해 변화를 담지 못한 ‘낙태죄 관련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 내용은 낙태죄 전면 허용 시기를 임신 14주 이내로 제한하고 건강․사회경제적 사유․근친상간 등의 이유를 증명하는 시기를 22주로 제한하고 22주 이후에는 건강상의 이유를 제외한 모든 사유를 금지하는 것으로 실제 내용은 낙태죄 폐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법안이다. 


낙태를 허용하는 시기의 제한과 사유에 대한 논쟁은 여성의 임신중지 결정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통제해온 한계가 많은 역사의 결과물이다. 이정미 의원과 법안 발의에 동의한 의원들은 다른 국가에서 낙태허용 시기와 사유의 제한이 아직 남아있는 점을 합리적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모방한 법안 발의를 했다. 이는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진행되어온 낙태죄 폐지 논의를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 이러한 법안발의는 역사를 되돌리려는 행보일 뿐이다.


이제 더 이상 낙태죄는 없다.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여성들에게 낙태죄는 절실한 문제다. 

나와 내 자매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여전히 범죄가 되고 낙인이 찍힌다면 낙태죄 폐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게 된다. 정의당은 지금 당장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롯한 낙태죄 폐지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법안 발의를 중단하고 여성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라. 


민주노총은 모낙폐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에 참여 조직으로서 낙태죄 폐지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다 확대 될 것이라는 점을 밝히며 모낙폐의 공동요구안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논의를 함께 함을 알린다.


- 국회는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법과 제도,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라!

- 정부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포함한 교육정책, 고용 및 노동정책, 가족 정책, 청소년 정책, 장애 정책, 이주 정책,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서 성평등의 보장, 성적 건강과 재생산 권리 보장이 차별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라. 

- 빠른 시기에, 어디서나,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유산유도제의 도입을 즉각 승인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임신중지 전후 건강관리를 보장하라. 

- 병원, 약국, 보건소 등 어디에서든 피임, 임신, 임신중지, 출산에 관련된 안전한 정보를 얻고 상담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라.

 


2019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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