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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떼인 임금 달라는 것
저임금+장시간노동으로 노동자 피땀 빼먹는 체제 바꿔야
[0호] 2013년 05월 28일 (화) 편집국 kctuedit@nodong.org

통상임금 쟁점은 1960년대 이후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저임금과 생활임금을 확보하려고 야간노동도 불사한 장시간 노동 체제’를 고수하려는 자본과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대립이 배경이다. 따라서 통상임금 쟁점은 노동문제이자 정치, 경제문제다.

통상임금 문제가 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은 전경련, 경총 등 친자본단체 뿐 아니라 새누리당, 민주당 등 정당들까지 나서는 상황이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초 방미시 지엠 회장의 요청에 따라 “통상임금 문제를 꼭 풀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전체 기업의 76.5%가 투자와 고용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허구의 통계를 들이대며 협박하고 있다.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이 자본에 불리하자 자본가단체들은 기존 입장도 갑자기 바꿨다. 이명박 정권 때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금지법 등 노동기본권 개악을 통해 현장통제를 법으로 규율하자더니 갑자기 ‘노사자율’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법원이 현실을 고려해 노사가 합의한 임금체계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일괄로 포함하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기본급과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새누리당 반대로 이를 관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고, 조선·중앙·동아 같은 보수신문들도 ‘노사정 대화’로 해결하자고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대법원 판결이 났을 때, 이를 무시하는 것은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판결뿐 아니라 통상임금에 고정상여금을 포함하는 판결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에 왜 정치권과 자본은 긴장하는가.

지난해 3월29일 대법원은 금아리무진 버스노동자들에 대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고 판결(2010다91046)했다. 이는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 복리후생성 임금인 휴가비, 명절귀향비, 김장비, 개인연금비용 등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으로 종종 인정한 것과 질적인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지부가 지난 2월 통상임금 대표 소송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소송을 제기한 현대차 조합원들의 복리후생성 임금인 하계휴가비, 귀향비, 유류비, 선물비, 단체상해보험금 등은 합쳐봐야 일 년에 250만원 정도다. 그러나 연 750%의 고정상여금은 19년 평균근속기준 연 1,800여만원에 이른다. 상여금을 제외할 경우 통상시급은 현재 시급보다 3년 치 평균 896원 오르지만 고정상여금만 통상임금이 돼도 시급이 무려 3년 치 평균 6,694원 더 오른다.

▲ 5월14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통상임금 관련 대통령 발언 규탄 긴급 기자회견' 참가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주

통상임금이 잔업과 특근 같은 할증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고정임금이 대폭 상승할 뿐 아니라 잔업과 특근노동으로 벌어들일 초과임금도 상당히 오른다. 그러나 자본의 초과노동을 철저하게 제기하고 규율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의 수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자본의 초과노동 지시를 거부하기 힘들고 초과노동수당도 떼이기 일쑤다.

한 대우조선사내하청 노동자가 <금속노동자>에 보내온 편지를 보면, 업체는 정상근무를 여덟 시간에서 아홉 시간으로 늘려 잔업 1시간에 대한 할증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 조기청소 목적으로 일찍 출근시키고, 퇴근 전 근무를 30분 연장해도 임금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이런 ‘고무줄 늘리기’식 노동시간과 저임금은 공식통계에도 전혀 잡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경총은 노동자 1,340만명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산정기준에 고정상여금을 포함했을 때 38조5500억원의 비용손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비용 계산법도 의문이지만 1,340만명의 노동자들이 정말 고정 상여금을 모두 받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저임금연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00만명이라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고정상여금은 커녕 임금과 초과수당도 제대로 못 받는 중소영세, 비정규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저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천박함은 근로기준법에서 드러난다. 1953년 제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에 대한 정의는 없다. 모법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위임 규정도 없이 정부는 근로기준법시행령을 만들었다. 1969년 근로기준법시행령에 통상임금 시간급 환산방법이 생겼고, 1982년 근로기준법시행령 제6조제1항에 통상임금은 노동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소정노동 또는 총노동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시간급금액, 일급금액, 주급금액, 월급금액, 또는 도급금액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부는 1988년 ‘통상임금 산정지침’을 만들었다. 노동부 행정지침은 ‘통상 1개월이 넘는 임금 항목에 대해 통상임금이 아니다’라는 협소한 판단을 해왔다. 예를 들면 정기, 일률, 고정으로 지급되는 수당이라도 2개월 이상 단위를 넘으면 통상수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1996년 판결부터 1개월 단위 이상 정기, 일률, 고정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 비용을 통상임금 산정기준에 포함했다. 2012년 대법원 판결은 이전 판결의 연장선에서 고정상여금까지 포함한 것이다.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들은 모두 근로기준법시행령에 근거했다.

현재 통상임금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 주장은 자본과 노동의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민주노총은 대법원 판결 내용을 근로기준법에 분명히 적용하자는 것이지만 자본과 정부는 기존 노동부의 행정지침을 근로기준법과 시행령에 넣으려고 한다.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은 기존 복잡한 수당체계를 단순화하고 변동급이 아닌 고정급을 늘리는 임금체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생활임금을 충당하는 고정임금 중심의 임금체계 변화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질 높은 고용확대를 주장하는 사회의 요구와 병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임금체계 변화는 ‘저임금+장시간노동’을 고수하려는 자본과 정부의 강력한 반발에 맞서는 투쟁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

박정미/ 금속노조 선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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