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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 소식입니다.

8년 투쟁의 마침표가 될 풍산 노동자들의 투쟁선포식

조회수 692 추천수 0 2018.01.10 23: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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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마크로텍지회 2018 투쟁선포식



"많은 동지들을 떠나 보냈다. 조합원은 이제 23명이 남았다. 그 중 10명은 화성 공장에 갇혀 일하고 있고 11명은 강제휴업을 당했다. 나머지 두 명은 이미 정년퇴직을 했지만 차마 떠나지 못하고 남아 함께 투쟁하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된 지 2,257일을 맞은 1월 10일, 부산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풍산마이크로텍 지회는 <2018년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인 생존권을 위해 8년간 투쟁하는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청광장을 찾았다. 금속노조 부양지부가 주축이 된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과 진보정당, 시민단체 등 350여 명이 함께 했다.


흩어져 투쟁하던 풍산 노동자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화성 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은 8시간 파업을 하고 참석했으며 광화문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도 부산으로 내려왔다. 투쟁선포식은 후원받은 핫팩과 떡을 나눠 먹으며 훈훈하게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정혜금 금속노조 부양지부 사무국장은 "매주 수요일 마다 풍산 노동자들이 시청에서 노숙을 한다. 오늘도 노숙하시냐 문영섭 지회장께 물으니 '후원받은 핫팩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는 답변이 왔다"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노숙을 해야 하는 동지들을 걱정했다.


투쟁선포식은 격려의 발언들과 연대 공연, 투쟁기금 전달식으로 진행되었다.

금속 노동자들은 투쟁기금을 전달하기 위해 한 줄로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해 참가자들을 웃게 했다.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의 감사와 결의가 담긴 발언을 들은 후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를 제창하며 <풍산마이크로텍지회 2018년 투쟁선포식>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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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은 "평생을 다 바쳐 일한 노동자들을 무시한 채 개발 이익만 앞세우는 풍산의 횡포에 못이겨 투쟁에 나선 게 벌써 8년"이라며 "개발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는 본보기를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라 말했다.



부산도 서울만큼 춥다며 인사를 건넨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정권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노동자는 핍박받고 있다"며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독립운동 하는 것만큼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2018년은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새로운 출발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이렇게 많이 모인 동지들을 보니 반드시 승리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시무식 후 맞는 2018년 첫 집회라 뜻깊다"며 "투쟁과 단결을 결심하는 첫 자리가 오늘 이 자리"라고 말했다. 김재하 본부장은 "8년을 싸웠다. 오늘도 풍산 동지들은 시청에서 출근선전전을 시작으로 하루를 열었다"면서 "많은 투쟁사업장들이 있지만 풍산 동지들 만큼 단결해서 투쟁하고 연대하는 사업장은 드물다"고 치하했다. 이어서 "이 자리에 오신 분들께 부탁이 있다. 풍산 투쟁 올해 끝내자. 많은 투쟁들이 있지만 올해 만큼은 풍산 노동자들이 승리하는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어서 외투까지 벗어 던지고 열창을 한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노래공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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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공연 - 임정득



임정득씨는 "작년 이 곳에서 노래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흘렀다"며 감회를 밝힌 뒤 <불나비>, <V-널 향햔 그리움>, <벨라차오> 세 곡을 열창했다.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12년째 투쟁하고 있는 KTX 해고승무원과 지난 해 출범한 신규 노동조합 세스코 지부의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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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경 KTX 열차승무지부 부지부장, 임종규 민주일반연맹 세스코지부 부지부장



박미경 KTX 열차승무지부 부지부장은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하다"고 인사를 건넨 뒤 "KTX 승무원들은 고법까지 이긴 판결이 대법에서 뒤집어지는 바람에 여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풍산 동지들은 대법에서도 이겼는데 아직 복직하지 못했다는 것과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풍산 동지들의 복직을 위해 우리도 싸우겠다. 그리고 KTX 해고승무원들도 반드시 복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배 노동자님들 반갑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발언을 시작한 임종규 민주일반연맹 세스코지부 부지부장은 "작년 2월 노조를 만들고 12월에 파업에 들어갔다"며 "10년이 넘게 일했지만 자녀를 양육하기도 힘든 낮은 임금과 노조 탄압에 못이겨 파업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세스코는 1년에 천 명의 노동자가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할 만큼 열악한 곳"이라며 "선배 동지들만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함께 한 동지들을 보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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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기금 전달을 위해 한 줄로 늘어선 금속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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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섭 금속노조 부양지부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



투쟁기금을 받은 후 멋쩍은 얼굴로 마이크를 잡은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은 감사의 인사를 먼저 건넸다.


문영섭 지회장은 "3년 전부터 이 자리에서 끝내겠다고 말했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비상식이 상식을 지배하는 시절, 상식을 말하는 노동자들은 제대로 살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문영섭 지회장은 "공장이 화성으로 이전한 것은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하려는 풍산그룹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만든 절묘한 카드"였다며 "하지만 우리는 화성과 서울을 오가며 투쟁했고 그런 우리의 투쟁으로 인해 2011년 했어야 할 풍산부지 개발을 아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투쟁을 시작할때 우리는 진보적인 노동자들이 아니었다. 투쟁을 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면서 "곳곳에 피흘리며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있었고 자유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집단인 것도 알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영섭 지회장은 "여러분들의 연대와 지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이 한 시간을 위해 화성에서 일하던 우리 조합원들은 8시간을 파업하고 왔다"며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 올해 반드시 끝내겠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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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의 동지들과 꼭 부둥켜 안고 부른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풍산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의 시작은 2010년 겨울에 시작되었다.


풍산금속 동래공장 생산부에서 분사해 2000년 풍산마이크로텍으로 상호를 바꾼 PSMC는 풍산그룹 내에서 반도체 부품 생산을 도맡아 왔다. 그러던 2010년, 회사 매각설이 돌았고 풍산그룹은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누차 공언했다. 


그해 12월 29일 풍산그룹은 노동자들을 강제로 휴가 보낸 뒤 풍산마이크로텍을 휴대전화 키패드 제조업체인 하이디스에 팔아 넘겼다. 하이디스는 2011년 3월, 자금난을 이유로 풍산마이크로텍의 경영권을 유한회사 FNT에 넘겼다. FNT는 회사명을 (주)PSMC로 바꾸고 적자를 이유로 임금삭감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를 거부했고 FNT는 2011년 11월 7일, 노조 간부 17명을 포함해 총 58명을 정리해고 했다.


풍산마이크로텍 지회는 정리해고가 진행된 2011년부터 '시세 차익을 노린 먹튀 정리해고'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풍산그룹이 20여년간 부산의 반도체 제조업을 지탱해 온 PSMC를 부실 업체에 기획 매각하는 방식으로 폐업을 유도하고, PSMC가 자리한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1동의 공장부지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한 뒤 부지를 팔아 부동산 개발 차익을 챙기려 한다는 것이다. 즉 풍산그룹은 공장을 기획매각한 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부지를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려 했다는 것이 풍산마이크로텍지회의 주장이다. 


풍산마이크로텍 문영섭 지회장은 "풍산그룹이 부산공장 부지 21만평을 개발해 돔구장을 만들고 공장부지 이전을 통한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위해 계열사인 풍산마이크로텍을 제3자에 매각하고 정리해고를 하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문영섭 지회장은 “PSMC 부지가 포함된 반여동 일대에 돔구장과 아파트가 들어서면 풍산 측은 시세 차익만 최대 1조5천억원을 챙기게 된다”며 “풍산이 땅 장사를 노리고 부실업체에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풍산그룹이 정리해고를 단행하기 위해 경영상태를 고의로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근로기준법 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ㆍ인수ㆍ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 문영섭 지회장은 "2010년과 2011년 회사가 적자상태에서도 임금인상을 추진하고 노동자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매각위로금을 지급해 경영상태를 악화시켰다"면서 "정리해고를 위해 고의적인 경영부실을 만들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의 쉼없는 투쟁과 이런 주장이 받아 들여져 결국 2014년 12월 2일, 복직명령을 받기에 이르렀고 이듬해인 2015년 2월 13일 대법원은 정리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기나긴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의 투쟁이 끝을 보는가 했지만 2015년 2월 26일,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이 일로 회사는 160여 명의 현장 노동자 가운데 80여 명을 강제 휴직 조치했다.


2015년 6월 풍산그룹과 부산시, 부산도시공사는 PSMC 부지가 있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민주노총 뿐만 아니라 부산의 많은 시민사회 단체가 '특혜개발로 인한 구조조정'에 맞서 반대투쟁을 진행했다. 풍산그룹은 부지개발을 앞세워 다시 정리해고를 통보했고 이후 지속적인 희망퇴직을 다섯 차례나 시행해 많은 노동자들이 PSMC를 떠났다.


2016년 8월, PSMC는 경기도 화성으로 공장을 기습 이전했고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강제 휴직을 명했다.


다시 거리로 나온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노동자들은 평균임금의 70%인 최저임금을 받으며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 "이제는 제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진은▶ https://goo.gl/vJq9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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